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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록다시시작 (3)
원래 많이 샀는데, 이제는 잘 사려고요

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게 나만 괴로운 게 아니라신랑도 느꼈나보다.소파에 앉아 멍하니 있는 나를씻기 전에 힐끔 보더니 먼저 나를 불렀다. “무슨 일 있어?” 평소 같았으면 “아니” 하고 말았겠지.근데 오늘은 그냥,불안한 내 마음을 조금 말했다.기다리던 어떤 소식이 오지 않아서괜히 시간만 들여다보게 되고,마음이 무겁다고. 신랑은 조용히 듣더니 말했다.“이따 전화해보면 되지.안 오면 뭐… 할 수 없지 뭐. 괜찮아.” 그 말이 너무 따뜻해서,눈물이 핑 돌았다. 그 말엔,신랑의 불안도 답답함도내 걱정도 다 들어 있었는데,나를 먼저 다독여줬다. 괜찮아질 거라고,오늘도 너를 믿고 있다고그렇게 말해준 것 같았다. 그리고 나도, 그런 마음에 기대서조금은 다시 움직일 수 있었다. 나를 움직인 건,결국 따뜻한 말 한마..

나는 무너졌던 순간을 또렷이 기억하지 못한다.너무 많은 날들이 비슷했고, 하루하루가 흐릿하게 겹쳐졌기 때문이다.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, 나는 점점 더 내 안으로 숨어들었다.생각은 많았지만, 움직임은 없었다.그러다 문득 스쳐간 질문 하나. “이렇게 지내서 달라질 게 있을까?”그 질문이, 내가 다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 시작이었다. 그 시절, 내 곁에는 매일 묵묵히 출근하고 퇴근하던 사람이 있었다.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날에도 그는 내 곁을 지켰고,지친 얼굴을 애써 웃음으로 바꾸며 나에게 따뜻하게 말했다. 그 사람은 내게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았다.책임을 묻지도, 다그치지도 않았다.그저, 내가 다시 움직이기를 바랐고그 응원은 말보다도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. 내가 처음으로 조심스레 움직이..

어릴 적,'프린세스 메이커'라는 게임을 좋아했다. 내가 만든 선택으로 캐릭터가 자라고,결과가 달라지는 그 구조가 재미있었다. 하지만 원하던 모습이 아니면나는 주저 없이 아이디를 지우고 다시 시작햇다.처음부터, 더 잘.실패없는 결과만이 중요했고,그래서 재부팅은 익숙한 선택이었다. 다마고치도 그랬다.정성을 들여 오래 키워야 했지만귀찮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뒤쪽 버튼 하나로 다시 시작하길 번복했다. 정성을 들이기보단,좋은 결과만을 빠르게 얻고 싶었던 것 같다. 어릴 때부터 나는무너지는 중간을 참기보다,처음부터 다시 완벽하게 시작하고 싶어했던아이였는지도 모르겠다. 그 마음은어른이 된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다.어느 날, 가게로 향하는 길.조용한 운전 속에서나는 조용히 마음속에 이런 생각을 꺼냈다.인생도 껐다가 다시..